한 잔의 위로가 만든 비극적 결말
오늘 아침, 한 통의 부고 문자가 제 휴대폰 화면을 밝혔습니다. 예상했던 소식이었지만, 마음 한구석이 먹먹해지는 것을 막을 수 없었습니다. 개인 사업을 하며 박식한 지식과 뛰어난 지적 능력을 가진 지인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의 나이는 겨우 예순넷입니다.
매일의 막걸리, 10년의 시간
그분은 어느 날부터 매일 막걸리 두세 병을 드시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사업 스트레스 때문이겠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10년이 넘는 시간으로 이어졌습니다. 아침 해장술 막걸리 한 병부터 시작하여 매일 같이 반복되는 음주로 어느새 그분의 일상이 되어버렸고, 저는 그 변화를 늘 지켜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처음 그분의 얼굴 혈색이 좋지 않아 보였을 때, 저는 조심스럽게 말을 건넸습니다. "술 좀 줄이세요." 그때만 해도 가벼운 걱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분의 얼굴은 푸석푸석해졌고, 부종이 눈에 띄기 시작했습니다.
제 말은 허공에 흩어져 버렸습니다. 그분에게 술은 이미 일상의 일부가 되어 제 조언은 그저 잔소리로 들렸을지도 모릅니다.
검은 그림자가 드리운 얼굴
정말 충격적이었던 순간은 그분의 얼굴이 검은색으로 변하고 있었습니다. 간 기능의 악화를 알리는 명백한 신호였습니다. 저는 더 이상 망설일 수 없었습니다.
"술 안 끊으면 일찍 죽을 수도 있으니, 병원에 가보시지요."
하지만 그분의 대답은 예상치 못한 것이었습니다. "병원 가서 못 나오면 어떻게 하나, 걱정이 되어서 못 가겠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현실을 마주하기 싫은 마음이 뒤섞인 복잡한 감정이었습니다.
"그래도 가보시지요."
제가 할 수 있는 말은 그것뿐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후로도 1년이 더 흘렀습니다. 병원 문턱을 넘지 못한 채로 말입니다.
너무 늦어버린 병원, 너무 짧았던 시간
어느 날 갑자기 업무상 문제로 전화가 왔습니다. 그분이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과 함께였습니다. 그제야 병원에 가신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미 너무 늦었습니다. 그 후 두 달도 채 되지 않아 오늘 아침 소천 부고 소식을 받게 되었습니다.
서른 살쯤 된 자제분이 보낸 그 문자를 보며, 저는 말할 수 없는 안타까움을 느꼈습니다. 아직 젊은 나이에 아버지를 잃은 그 아들의 마음이 어떨까 싶어 가슴이 아팠습니다.
나 역시 그 길을 걸었던 사람
그때의 저는 술이 위로가 되고, 해답이 될 것이라고 착각했습니다. 하지만 알코올 중독에서 벗어나는 것은 상상 이상으로 어려웠습니다. 끊으려고 다짐해도 며칠 지나지 않아 다시 손이 갔고, 그런 자신이 한없이 나약하게 느껴졌습니다.
깨달음의 순간, 15년간의 금주
변화의 계기는 의외로 단순했습니다. 어느 날 문득 '아직 젊은데 할 일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저를 두렵게 만들면서 동시에 각성시켰습니다. 죽을 수는 없다는 절실함이 술보다 강했습니다.
그렇게 술을 끊은 지 벌써 15년이 흘렀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비 오는 날이면 술 생각이 납니다. 알코올 중독의 기억은 그렇게 오래도록 우리 곁에 남아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알코올 의존증은 완치되는 질병이 아니라 평생 관리해야 하는 만성 질환입니다 (WHO, 2022).
알코올 중독의 악순환
알코올 중독자들의 삶을 한 문장으로 표현해보면 이렇습니다. 처음에는 사람이 술을 통제한다고 착각합니다. 스트레스 해소, 인간관계, 즐거움을 위해 술을 선택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술이 술을 부르는 단계로 접어듭니다. 한 잔이 두 잔이 되고, 하루가 이틀이 되며, 어느새 매일 마시지 않으면 견디기 어려운 상태가 됩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연구에 따르면, 과도한 알코올 섭취는 간 질환, 심혈관 질환, 암 등 200여 가지 질병의 원인이 된다고 합니다 (CDC, 2023).
마지막 단계는 술이 사람을 먹어 버리는 것입니다. 건강, 가족, 사업, 인간관계까지 모든 것을 술이 앗아갑니다. 제 지인처럼 말입니다.
경고 신호를 놓치지 마세요.
알코올 중독의 경고 신호 인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얼굴 혈색의 변화, 부종, 피부색의 변화는 모두 간 기능 저하를 알리는 신호입니다. 특히 얼굴이 검게 변하는 것은 간경화의 말기 증상 중 하나로, 즉시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많은 알코올 중독자들이 병원 방문을 미룹니다. 현실을 받아들이기 두렵고, '아직은 괜찮다'는 자기기만에 빠지기 쉽습니다. 제 지인처럼 "병원 가서 못 나오면 어떻게 하나"라는 두려움이 치료의 기회를 놓치게 만듭니다.
도움을 요청하는 용기
알코올 중독은 혼자서 극복하기 어려운 질병입니다. 가족, 친구,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국내에는 다양한 알코올 중독 치료 프로그램과 자조 모임들이 있습니다. 금주 모임, 상담 치료, 의료진의 도움을 통해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만약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분 중에서 과도한 음주로 고민하고 계신다면,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제 지인의 안타까운 죽음이 헛되지 않으려면, 그분의 이야기가 다른 누군가에게 경고의 메시지가 되어야 합니다.
술 많이 드시는 모든 분들께 간곡히 말씀드립니다. 건강을 조심하십시오. 가족을 생각하십시오. 아직 해야 할 일들을 떠올려 보십시오. 한 잔의 술이 주는 일시적인 위로 보다 소중한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십시오.
비 오는 날 문득문득 떠오르는 술 생각을 이겨내며 15년을 버텨온 저의 경험으로 말씀드립니다.
끊을 수 있습니다.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다만 용기가 필요할 뿐입니다.
오늘 하늘나라로 떠난 지인의 명복을 빌며, 그분의 죽음이 우리 모두에게 경각심을 주는 소중한 교훈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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