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UNX3 유전자란 무엇인가? 암 억제 유전자의 기초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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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억제 유전자 RUNX3의 정체 – 세포 운명을 결정하는 조용한 조절자

살다 보면 ‘운명’처럼 느껴지는 단어들이 있습니다. RUNX3라는 유전자는 암 연구자들에게 그런 존재입니다. 겉으로 보기엔 단순한 네 글자지만, 이 작은 유전자가 우리 몸속에서 얼마나 강력한 방패 역할을 하는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이 글에서는 RUNX3 유전자가 어떻게 암 억제에 관여하는지, 그리고 왜 최근 다시 주목받고 있는지를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RUNX3, 암 억제 유전자의 숨은 영웅

RUNX3는 ‘Runt-related transcription factor 3’의 약자입니다. 이 유전자는 세포가 언제 성장하고, 언제 멈춰야 하는지를 지시하는 ‘지휘자’ 역할을 합니다. 쉽게 말해, 세포가 제멋대로 증식하려 할 때 “멈춰!”라고 외치는 브레이크 같은 존재입니다. 이런 이유로 RUNX3는 암 억제 유전자(tumor suppressor gene)로 분류됩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 유전자가 꺼졌을 때입니다. DNA 손상, 염기 서열 변이, 또는 후성유전학적 메틸화로 인해 RUNX3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세포는 마치 제동 장치가 고장 난 자동차처럼 통제를 잃고 무한히 증식하기 시작합니다. 이것이 바로 암의 출발점입니다.

RUNX3 유전자가 특히 중요한 이유

암 연구는 수십 년간 “무엇이 암을 일으키는가?”에 초점을 맞춰 왔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무엇이 암을 억제하는가?”로 관점이 바뀌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 RUNX3가 있습니다. 이 유전자는 특히 위암, 대장암, 폐암, 간암, 췌장암 등 여러 고형암에서 활성 저하가 확인되었습니다. 한국, 일본, 유럽의 연구진들은 RUNX3의 비활성화가 암의 진행 속도와 예후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고 보고했습니다.

RUNX3가 암세포 내에서 하는 일은 매우 다양합니다. 세포 성장 신호(TGF-β pathway)를 조절하고, 세포자살(apoptosis)을 유도하며,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인식하도록 돕습니다. 즉, 단일한 기능이 아니라 여러 방면에서 암의 성장을 통제하는 ‘다기능 유전자’인 셈입니다.

우리 몸 안에서 RUNX3가 꺼지는 이유

문제는 RUNX3가 꺼지는 순간입니다. 그 이유는 유전적 돌연변이만이 아닙니다. 생활습관, 흡연, 알코올, 만성 염증, 산화 스트레스 등도 RUNX3 발현을 억제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음식의 질, 비타민 B군 결핍, 스트레스 호르몬 증가 역시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된 바 있습니다. 따라서 단순히 ‘유전적 요인’으로만 볼 수 없는 복합적인 현상입니다.

RUNX3와 비타민 B3의 흥미로운 연결 고리

최근 연구에서는 비타민 B3(Niacin)가 RUNX3 유전자 발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제시되었습니다. 비타민 B3는 NAD⁺ 합성을 돕는 중요한 영양소로, 세포 내 에너지 균형과 DNA 복구 과정을 활성화합니다. 이런 과정이 RUNX3의 기능 유지에 간접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한 연구에서는 비타민 B3 섭취가 염증성 스트레스를 줄이고, 암세포 성장 억제 유전자들의 발현을 촉진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RUNX3 활성화와 비타민 B3 섭취 간의 생화학적 상관관계를 탐색할 새로운 연구 방향을 열어주고 있습니다.

결국, RUNX3는 ‘내 몸의 의사’다

RUNX3는 몸 안의 작은 의사 같습니다. 세포 하나하나를 검사하고, 비정상적인 움직임을 발견하면 즉시 조치를 취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그 의사의 목소리를 무시하거나 들리지 않게 만들어버릴 때, 몸은 스스로 균형을 잃습니다. 그래서 RUNX3는 단순한 유전자가 아니라, 삶의 방식과 건강습관이 연결된 인간적인 유전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무리하며

RUNX3를 이해한다는 것은 곧 암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이 유전자가 꺼지는 이유를 찾고, 다시 켜는 방법을 배우는 것은 단순히 의학적 지식의 확장이 아니라, 우리 몸과의 깊은 대화를 회복하는 과정입니다. 앞으로의 연재에서는 RUNX3와 비타민 B3, 그리고 이들이 암 억제에 어떤 시너지를 만들어내는지 하나씩 풀어가겠습니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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