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처음앉는자리1 노약자석 - 그 자리에 처음 앉았을 때 노약자석에 처음 앉던 순간의 낯섦지하철 노약자석. 수십 년 동안 그 자리는 내게 ‘금기’였다. 비어 있어도, 발이 아파도, 허리가 욱신거려도 나는 절대로 그 자리에 앉지 않았다. 앉을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 자리는 누군가의 ‘필요’에 의해 비워둬야 하는 곳이라고 배워왔기 때문이다.그런데, 그날은 달랐다. 비가 내리던 늦봄의 오후. 평소보다 조금 일찍 퇴근하던 길이었다. 발목은 아침부터 욱신거렸고, 오른쪽 무릎은 계단을 오를 때마다 조용히 울렸다. 평소 같았으면 참고 일반석에 섰을 것이다. 하지만 그날은 다리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지하철 문이 열리고 사람들이 빠져나가자 노약자석 쪽 좌석 하나가 조용히 비어 있었다. 나는 그 앞에서 잠시 멈췄다. 머뭇거렸다. 그렇게 몇 초가 지났다.그리고 나는 앉았다.. 2025. 8. 26. 이전 1 다음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