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도시의침묵2 지하철 노약자석-말없이 앉아 있는 이들을 위한 자리 지하철 노약자석 – 침묵 속에 담긴 무게지하철을 탈 때면 가장 조용한 구역은 언제나 노약자석이다. 그곳엔 유난히 말을 아끼는 사람들이 앉아 있다. 귀에 이어폰을 꽂지도 않고, 눈으로 스마트폰을 뒤적이지도 않는다.그저 가만히 앉아 있다. 말이 없지만, 생각은 누구보다 무겁고 오래 이어진다.침묵은 이야기의 반대말이 아니다누군가는 침묵을 무심함이라 여길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침묵은 오히려 너무 많은 것을 말하지 않기 위해 선택한 태도다.그들은 이미 할 말을 다 했다. 인생의 긴 시간을 통해 수많은 말과 감정들을 흘려보냈고, 이젠 말이 아닌 생각으로 세상을 대한다.말없이 앉아 있는 사람에게서 느껴지는 무게나는 노약자석에 앉은 사람들을 바라볼 때 묘한 존경심을 느낀다. 특별한 대단함이.. 2025. 8. 29. 피곤해서 자는 게 아니다, 도망치듯 눈을 감는다 잠이 아니라 도피 — 눈을 감는 진짜 이유 지하철에 타면 흔하게 볼 수 있는 풍경, 고개를 숙이고 잠든 사람들. 사람들은 그들을 보며 ‘피곤한가 보다’라고 말한다. 맞다. 피곤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건 단순한 졸음이 아니다.그건 도망이다. 의도적인 차단. 세상과 감정으로부터의 회피. 마치 “나는 지금 아무것도 듣고 싶지 않고, 보고 싶지도 않다”고 말하듯, 사람들은 고개를 푹 숙이고 눈을 감는다. 눈을 감는다는 건 감정을 끊는 행위다지하철이라는 밀폐된 공간에서 사람들은 쉽게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다. 표정 대신 무표정, 대화 대신 침묵, 눈빛 대신 고개 숙임. 그 중 가장 자주 택하는 감정의 방어법은 ‘눈 감기’다.눈을 감는 순간, 세상은 사라진다. 바깥 소리도 흐릿해지고, 서로의 존재도 더는 의식되지.. 2025. 8. 15. 이전 1 다음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