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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과감정2

창밖으로 흐르는 풍경, 오늘은 왜 이리 아름답지 왜일까, 오늘은 창밖이 더 아름답게 느껴진다강창에서 임당으로 돌아오는 지하철. 객차 유리창 너머 풍경이 오늘은 유독 선명해 보였다.하늘은 맑고, 구름은 얇은 솜처럼 가볍게 떠 있었고, 도로 위로는 출근길의 분주함이 빠져 나른하고 평화로운 정오의 공기가 그림처럼 퍼져 있었다.암을 겪기 전엔 몰랐던 아름다움병을 진단받기 전, 나는 늘 핸드폰만 들여다보며 창밖을 지나쳤다. 풍경은 배경음악처럼 스쳐 지나가는 것이었고, 내게 중요한 건 오로지 목적지뿐이었다.하지만 치료를 시작하고 나서, 나는 멈출 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바라보는 법을 배웠다. 특히 ‘창밖’이라는 이 좁은 세계 안에서.창 밖 풍경에 가슴이 미어지는 날어느 날은 창밖의 나무 한 그루에 눈이 멎는다. 잎이 흔들리는 작은 떨림이 내 몸속의 불안과 묘하.. 2025. 9. 13.
암 치료 여정-내가 오늘도 살아 있다는 증거들 임당에서 강창까지, 완전관해를 꿈꾸며 임당역에서 지하철에 오르는 순간, 나는 눈을 감고 한숨을 쉰다. 그건 피곤해서가 아니라, 살아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나만의 방식이다.숨을 들이쉬고, 숨을 내쉰다. 그 단순한 동작이 오늘도 나를 이 세계에 붙들어 놓는다. 숨결 하나로 확인하는 생존병을 앓고 나니 숨쉬는 일조차 당연하지 않다는 걸 알게 되었다. 항암 치료가 끝난 날도, 그 후 며칠 동안 폐가 무거워지는 걸 느꼈다.가끔은 침대에 누운 채 ‘지금 숨 쉬고 있나?’라는 생각에 불안을 느끼기도 했다.하지만 지하철 안에서 사람들 사이에 서서, 내 숨소리가 들릴 때면 나는 미소 짓는다. ‘그래, 오늘도 살아 있다.’소리와 소음 사이의 자각지하철 안은 시끄럽다. 전동차의 덜컹거리는 소리, 지직거리는 안내방송, 핸드폰.. 2025. 9.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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