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유리창에 비친 내 얼굴
창문 속 또 다른 내가 나를 본다.지하철은 수많은 사람을 실어나르지만, 어느 순간 문득, 그 안은 고요한 거울이 된다. 특히 어두운 터널을 지날 때, 창문은 창이 아니라 거울이 된다.그 유리창에 비친 얼굴. 무표정하고, 말 없고, 피곤한 그 얼굴. 그게 나였다. 나는 가끔, 그 창에 비친 나를 마주하기가 두렵다매일 아침, 매일 저녁. 그 창에 내가 비친다. 피곤한 눈, 굳은 입술, 내려앉은 어깨. 누가 봐도 지쳐 있는 사람의 모습이다.하지만 더 무서운 건 그게 익숙하다는 사실이다. 어느새 나는 그 무표정이 ‘내 얼굴’이 되었다.표정을 잃은 도시의 얼굴지하철 창에는 수많은 표정 없는 얼굴들이 스쳐 간다. 그 중 어떤 건 너무 낯익고, 어떤 건 나와 닮아 있다.그건 타인의 얼굴이기도 하고, 사실은 내 감정이..
2025. 8.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