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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종류에 따른 치료

암과 함께 사는 법? 아니다, 회복을 선택했다 – 암요양병원으로의 첫 발걸음

by 갈지로 2025. 9.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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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삶을 선택하다 – 암요양병원으로 들어선 첫걸음

언젠가부터 ‘완치’라는 단어가 두렵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 단어엔 마침표가 찍혀 있었고, 마치 다시는 아프지 않을 것처럼 굴어야 하는 이상한 책임감이 따라붙었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치료가 끝났다는 말과, 내 몸이 회복됐다는 감각 사이엔 분명한 간극이 있었다. 기운이 없고, 식욕이 사라지고, 무언가 불균형한 느낌이 지속됐다.

병원이 끝이 아니라, 회복의 시작이었다

나는 결정했다. ‘암과 함께 사는 법’을 배우는 게 아니라, ‘회복의 방법’을 실천하자고. 그 길의 시작으로 경산 계양동에 있는 암요양병원을 찾게 되었다.

암요양병원은 암 치료 후 면역 회복과 통합의학적 접근을 전문으로 하는 곳이다. 무엇보다 내 마음을 끌었던 건, ‘이제는 스스로 내 몸을 관리하라’는 방향을 제시한다는 점이었다.

경산이라는 도시, 조용한 심장의 박동처럼

암요양병원은 대구에서 멀지 않은 경산 계양동에 위치해 있다. 대구라는 대도시의 소란함에서 살짝 비껴 있으면서도, 지하철이나 버스로 접근하기엔 무척 편리한 거리다.

처음엔 ‘요양병원이 도심에 있다’는 게 낯설게 느껴졌지만 직접 병원 앞에 섰을 때, 그 낯섦은 곧 ‘편안함’으로 바뀌었다. 도시의 소음은 병원 담장 밖으로 머물고, 그 안에서는 공기가 달랐다.

복잡하지 않은 동네, 오가는 사람도 많지 않은 길, 창문 밖으로 보이는 낮은 건물들과 산그림자. 그 모든 것이 내 안의 긴장을 내려놓게 했다.

나는 왜 다시 병원을 찾았을까

암 진단을 받고 수술과 항암, 방사선까지 거치며 나는 내 몸에 너무 많은 것을 맡겼다. 내가 결정한 게 아니라 정해진 루틴을 따라간 시간들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다르다. 이제는 ‘무엇을 넣고, 무엇을 지키며,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스스로 정해야 하는 시점이다.

그때 필요한 건 통합적 접근이었다. 단순히 약 하나, 주사 하나가 아니라 전체적인 회복을 설계해주는 공간.

그래서 리암요양병원을 찾았다. 면역보조제 싸이모신알파원, 미슬토주사, 고용량 비타민C, 글루타치온, 알파리포익산 등 치료 이후에도 끊임없이 내 몸을 돌보는 방법이 여기엔 있었다.

치료가 아닌 ‘돌봄’을 받는 시간

이 병원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의료진이 내 상태를 수치로만 판단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요즘 잠은 어떠세요?” “마음이 피로할 땐 어떤가요?” 그 질문들이 낯설지만 고마웠다.

나는 이제 회복이라는 여정을, ‘감정까지 포함한 면역 회복’으로 보고 있다.

암요양병원에서의 첫 날, 채혈보다 먼저 들이마신 공기와 조용한 복도, 창가에 놓인 허브화분, 그 모든 것이 내 회복의 시작을 알렸다.

완전관해는 꿈이 아니라 방향이다

나는 완전관해라는 말을 이제는 ‘목표’가 아닌 ‘방향’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리고 그 방향의 길목에 ‘면역’이라는 이정표를 놓았다.

면역은 수치가 아니다. 그건 일상이고 습관이고, 자신을 믿는 힘이다.

그리고 그 면역을, 나는 지금 경산 계양동의 이 작은 병원에서 조용히 되살려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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