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산화 3총사, 비타민C·글루타치온·알파리포익산으로 여는 회복의 길
암 치료 후에도 몸 안엔 여전히 무언가 끈적하게 남아 있었다. 살았지만 맑지 않았고, 움직이지만 무거웠다.
몸 전체가 일종의 잔해처럼 느껴질 때, 나는 ‘해독’이라는 말을 처음으로 진심으로 받아들였다. 그리고 그 키워드를 중심으로 세 가지 물질을 만나게 되었다.
비타민C, 항산화의 고요한 불꽃
나는 어릴 때 비타민C를 감기약의 친구 정도로 생각했다. 하지만 고용량 비타민C는 전혀 다른 차원의 이야기였다.
의사 설명에 따르면 고용량 비타민C는 암세포 주변의 산화 스트레스를 줄이고, 정상세포의 회복을 도우며 피로 개선에도 뛰어난 효과를 준다고 했다.
수액이 혈관을 타고 천천히 들어올 때, 입안이 약간 시큼한 기분이 들었다. 몸 전체가 따뜻해지는 느낌. 그건 단순한 영양 보충이 아니라, 세포 하나하나를 다시 작동시키는 느낌이었다.
글루타치온, 몸 안의 정화 시스템
항암제, 마취제, 방사선 치료… 그 모든 치료가 지나간 뒤, 몸 안에는 아직도 잔여물들이 남아 있었다.
글루타치온은 그 잔여 독성들을 정리해 주는 청소부 같은 존재였다. 몸의 간 해독 능력을 끌어올려 전반적인 피로와 뿌연 감각들을 정돈해 주었다.
수액으로 글루타치온을 맞고 나면 며칠 간은 이상하게도 피부톤이 맑아지고 머리가 덜 멍했다.
그건 화장품의 기적이 아니라 내 몸 내부의 진짜 정리가 시작되었다는 의미였다.
알파리포익산, 에너지 회복의 연결 고리
몸은 돌아다니지만 에너지가 실리지 않는 느낌이 있었다. 그럴 때마다 자주 들었던 단어가 ‘미토콘드리아’였다.
세포 내 에너지 공장. 암 치료는 이곳을 심하게 약화시켰다. 알파리포익산은 이 미토콘드리아의 회복을 도와 몸에 에너지를 다시 태우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정확히 어떻게 작용하는지는 모르지만 알파리포익산을 맞은 날엔 계단을 오를 때 다리의 탄력이 살아났고 한낮에도 눈이 덜 무거웠다.
내 몸이 맑아지고 있다는 감각
이 세 가지 요법은 단순히 수치를 개선하는 게 아니라 ‘감각’을 되살려 주었다.
숨 쉴 때 공기가 맑게 느껴지고, 물맛이 다르게 느껴지고,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오늘은 견딜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모든 변화는, 내 세포가 숨 쉬고 있다는 증거였다. 내가 아직 살아 있고 조금씩 다시 건강해지고 있다는 증거였다.
회복은 수치가 아니라, 체감의 기록이다
누군가는 말할 수도 있다. “그게 뭐 얼마나 효과가 있겠어?” 하지만 나는 안다.
그 효과란 단순히 병원 수치에서 나타나는 게 아니라, 나 스스로 느끼는 '살아있음'의 정도로 드러난다.
비타민C, 글루타치온, 알파리포익산. 이들은 내 몸의 뒤안길에 숨결을 불어넣는 조용한 조력자들이었다.
그리고 나는 그들의 도움으로 다시 나를 믿을 수 있게 되었다.
📌 함께 읽으면 좋은 글
암 치료 여정-지하철 창에 비친 얼굴, 낯선 내 모습
암 치료 여정-누군가와 나란히 앉아 있다는 것만으로
'암 종류에 따른 치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 몸을 깨우는 면역요법: 싸이모신 알파원과 미슬토 (0) | 2025.09.20 |
---|---|
암요양병원, 회복을 위한 장소는 달라야 한다 (0) | 2025.09.19 |
암 치료 중, 나는 왜 다시 병원을 찾았을까? (0) | 2025.09.18 |
완전관해를 꿈꾸며: 다시 병원 문을 두드리다 (0) | 2025.09.15 |
내일도, 다시 이 길을 걸을 수 있기를 (0) | 2025.09.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