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의 끝을 향한 여정, 면역은 선택이 아닌 필수
암 치료가 끝났을 때, 누군가는 축하를 건넸고, 누군가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이제 다 나은 건가요?”
그 질문에 나는 망설였다. 몸에서 종양이 사라졌다는 결과는 있었지만, ‘완치’라는 말이 그토록 쉽게 와닿지 않았다.
나는 아직 싸우고 있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느껴지지 않는 영역에서. 특히 내 몸의 가장 근본인 ‘면역력’과.
완전관해, 끝이 아니라 시작이었다
나는 완전관해라는 단어를 단지 의학적인 지표로만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건 나에게 ‘삶의 복구’라는 의미였다.
다시 웃고, 다시 걷고, 다시 숨 쉴 수 있는 삶. 그 모든 걸 가능하게 해주는 조건이 바로 면역이라고 믿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지금, 리암요양병원을 다니며 면역 중심의 회복 여정을 스스로 선택하고 있다.
면역치료는 고립된 요법이 아니다
사람들은 종종 묻는다. “그런 주사 맞는 게 정말 효과 있어요?” 나는 단호히 말하지 않는다. 그건 경험의 영역이고, 감각의 기록이기 때문이다.
면역요법은 단독으로 모든 걸 해결해주진 않는다. 하지만 치료 이후의 삶을 지속가능하게 만들어주는 기반이 되어준다.
그건 하나의 보조가 아니라, 삶의 방향을 새로 잡는 일이다.
내 몸과 관계를 다시 맺는 시간
항암제와 방사선은 내 몸의 많은 부분을 일시적으로 무너뜨렸다. 하지만 그 덕분에 나는 처음으로 내 몸에 진지하게 귀를 기울이게 되었다.
비타민C를 맞는 시간, 미슬토 주사를 놓는 순간, 글루타치온 수액이 들어오는 그 감각 속에서 나는 내 몸과 다시 대화하기 시작했다.
예전엔 몰랐다. 몸이라는 건 단순한 기계가 아니라 하루하루 우리가 쌓아 올려야 하는 생명의 구조물이라는 걸.
암요양병원이 특별한 이유
암요양병원이 내게 준 건 단지 면역주사나 수액이 아니다. 이곳은 환자의 ‘감정’까지 치료의 일부로 받아들인다.
병원에서 “오늘 기분은 어떠셨어요?”라는 말을 들었을 때 그건 정말 뜻밖이었다. 정서도 면역에 영향을 준다는 믿음이 이 병원에는 분명히 존재했다.
그래서 나는 안심했다. 이 길이 외롭지 않다는 걸, 내가 스스로 선택한 길이라는 걸 인정받는 기분이었다.
면역은 선택이 아니라 ‘삶의 방식’이다
누군가는 “지금도 병원 다녀요?”라고 묻는다. 그 질문에 나는 “네”라고 대답하면서 속으로 되뇐다. “나는 이 길을 걷고 있는 중입니다.”
이건 끝나지 않은 싸움이 아니라, 지속해 나갈 삶의 태도다.
완전관해는 어쩌면 의학적 결과가 아니라 삶을 대하는 관점의 변화일지도 모른다.
면역은 그런 의미에서 선택이 아니라 방향이다. 지속 가능한 삶, 내 몸과 오래 살아갈 수 있는 관계를 위해 나는 오늘도 면역을 중심에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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